저는 새생명비전교회 사모 원진숙입니다. 저는 두 아들를 둔 엄마이기도 하지만, 갓 며느리를 보아 새내기 시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5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어린 동생들을 돌보시는 엄마 대신 바로 밑 여동생을 초등학교에 입학 시키고,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밥을 지었으나 부엌일 보다는 만들기, 그리기, 만화보기를 좋아해서, 엄마가 부르시는 소리를 못 들을 만큼 집중력이 대단한 뺀질이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드디어 우리 집에 딸 넷 다음으로 막내 남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새벽기도 가신 엄마를 찾으며 새벽마다 우는 남동생을 안고 재우는 일을 얼마나 귀찮아했는지 모릅니다.
지금 나이가 들어 나를 다시 보니, 어린 시절 자녀가 많은 집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품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찌 보면 까다로운 나를 키우신 엄마가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이제서야 듭니다. 유난히 찬밥을 싫어하고, 솥채 밥상에 올려 놓는 것을 싫어하고, 양푼에 한번에 비벼 먹는 거 싫어하고, 그야말로 대가족 분위기를 싫어하는데, 혼자 아이들을 키워야하는 어머니에게는 저마저 참 키우기 힘든 큰 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엄마는 저를 참 자랑스러워하고, 참 사랑하셨습니다. 안티 크리스챤인 사위를 보고도 늘 1번으로 기도를 빼 놓지 않으시고, 눈물로 기도하셨습니다.
2003년 1월, 남편이 교회를 나가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사건은 저 뿐만 아니라 양가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워낙 안티였기에 교회에 발을 디뎠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고 이야기하는 남편을 보고, 제일 못 믿었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교회는 다녔지만, 그리고 안티 크리스챤인 남편을 만나서 함께 하나님은 없구나~ 하고 살았던 저에게, “하나님이 계시다!”라는 말을 들었을때는 부인하기에는 있는 것 같고, 있다고 하기에는 잘 모르겠고, 이도 저도 아닌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때 저는 다람쥐 챗바퀴도는 듯이 하나님이 없는 생활 속에서 살면서 영이 한참 병들었던 때였습니다. 황량한 마음과 희생에 대한 상처, 재정에 대한 중압감으로 세상에 어디에도 답이 없었던 그 때에, 하나님은 안티 크리스쳔의 남편을 먼저 부르셨고, 저는 자연스럽게 다시 교회를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하나님을 만난 후 소명에 이끌리어, 그렇게 우리 가족은 2006년 미국에 오게 됩니다. 그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위해 기도하며 드리던 예배 중에 저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 것 같이 다른 이를 사랑하여라” 그 순간 저는 주저 앉아 일어설 수가 없이 통곡하게 되었습니다. 명령문인데, 너무도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의 목소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냥 마음으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저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잘 모릅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당신처럼 다른 이를 사랑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없으셨지만, 저는 그때 눈물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이렇게 미국행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오면서 저에게는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는가?”라는 질문이 늘 떠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며, 처음에는 내가 믿은 것 같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믿게 하셨음을 알았고, 어린 시절의 환경, 안티 크리스쳔 남편을 만난 것, 소명을 붙들고 무작정 하나님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때에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세심한 배려, 은혜가 곳곳에 늘 함께 하셨다는 것을 알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도 계속되는 질문이고, 또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과 같이 다른 이를 잘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걸 잘 알지만, 그저 받은 아버지의 사랑을 되짚어가며 사역의 길을 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되어, 말씀을 통해 가만히 있으면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는 나를 직접 찾아오셔서 하나님 자녀 삼아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신 것이 감사합니다. 모든 삶의 중심이 하나님에게로 돌아갔고, 어둠에서 빛으로 옮겨진 듯, 저의 삶은 2003년 1월 이후 급격히 변화되어, 2006년 8월에 받은 하나님의 명령이 지금껏 살아가는 목적이 되었습니다.
제 이메일 시그네쳐란에는 항상 “Love one another. As I have loved you, so also you must love one another. [John 13:34] since 2006” 뒤따르는데요, 잊어버리지 않고 늘 상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이지만, 내일 또 하실 하나님의 일을 기대하며 여러분과 동행하게 하심이 기쁜 일이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직 예수, 다른 이름은 없네] – 원진숙 사모 나눔.